루이지노 브루니 교수와의 대화: 인간을 꽃피우는 노동(Bollate볼라테 교도소) 6
Mattia(마티아): 안녕하세요, 마티아입니다.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말씀하시는 동안 여러 부분에서 감동 받았습니다. 인빅터스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제가 감옥 안에서 알게 되어 여러 번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도소 안의 비포 협동조합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와 교수님께서 우리와 같은 상황에 처하신다면 어떤 느낌일지 질문 드립니다. 저희는 표면적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유가 없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최소한으로 줄었다고 느낍니다.
브루니 교수: 여러분의 질문 리스트를 미리 받았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그냥 쭉 읽을 수도 있었지만 여러분과 직접 질문답을 주고받으며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관계가 생겨나죠.
여러분이 하고 있는 협동조합은 아주 아름답고 흥미롭습니다. 아주 구체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짜 일이 아닌 진짜 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짜 일은 사람을 양성하고 교육하며 성장 시킵니다. 진짜 일일 때 친구가 되고 중요한 것이 됩니다. 제 친구가 어린 나이에 영국에서 마약 문제로 몇 달 간 교도소에 수감되어 일했는데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성인이 되면 교도소 협동조합 일을 하고 싶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탈리아 남부 Cagliari(칼리아리)의 청소년 구금센터에서 협동조합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영국 교도소에서 아무 쓸모 없는 것들을 칠하는 가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청소년들이 구금센터에서 진정한 노동 경험을 하지 못한다면 칼리아리 시에 전혀 쓸모 없는 사람들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단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뭔가 하게 하려는 일은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출소했을 때 진짜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지게 됩니다. 가짜 일이 아닌 진짜 일은 사람들을 교육하고 성장 시킵니다. 그는 먼저 식당을 해봤는데 잘 되지 않았고 칼리아리를 지나는 유람선의 리넨 세탁소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협동조합은 쓸모가 있는 진짜 일을 찾아야 합니다. 일은 서로 간에 이익이 돼야 합니다. 일은 상호적인 것이며 이타주의도 아니고 이기주의도 아닙니다. 내가 너한테 필요한 일을 하면 네가 나한테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자비롭게 주는 것이 아닙니다. 구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공한 진짜 서비스에 대해 지불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입니다. 한번은 브라질의 노숙 청년이 가방을 만들어 팔았는데 저한테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에 가방을 사주지 마세요. 가방이 마음에 들면 사세요’라고 했습니다. 불쌍하다고 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도소 협동조합의 혁신은 그 도시에 필요한 일을 찾는 것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생애의 마지막은 어떤 면에서 감옥에서 끝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있고 싶지 않은 곳에 있게 된다는 것이죠. 감옥은 누구든지 병에 걸린다든지 등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 가게 되는 곳에 미리 가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심각한 병에 걸렸었는데 누워있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감옥에 있는 것과 같았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누군가는 절망하고 자살하거나 포기하고 누워서 죽기 만을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되찾은 아들의 비유(루카 15,11)’에 나오는 돌아온 아들처럼 ‘일어나 가자’라는 말을 마음 깊은 곳에서 들을 것입니다. 부잣집 아들이었던 그는 방종한 생활로 자기 몫의 재산을 탕진하고 돼지를 치게 되어 돼지들이 먹는 열매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습니다. 그 상황에서 ‘일어나 가자’라고 하며 일어납니다. 거기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단지 영성적으로 부활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매일 많은 사람들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이 청년은 밑바닥에서 ‘일어나 가자’라고 하면서 부활한 것입니다.
설령 4 제곱미터 안에 갇혀 있더라도 새 삶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문학, 시, 예술, 노동 이전에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이 ‘일어나 가자’ 입니다. 나의 미래를 보며 나의 삶을 살겠다는 것이죠. 제가 종신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이 작은 공간, 시간, 의자 하나가 있고 거기서 살아나갈 것입니다. 성경에 이스라엘 백성의 망명 생활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인들이 생각하던 유일하고 진정한 신이 바빌로니아의 가짜 신에게 패했고 이스라엘인들은 70년간 성전도 없고 종교도 없이 종의 신분으로 이국 땅으로 끌려갑니다. 거기서 가장 아름다운 책들이 쓰여집니다.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들은 망명 생활 중에 쓰여집니다. 창세기, 역사서, 시편 등이 가장 억눌린 상황(감옥)에서 태어납니다. 그러니 감옥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통해 시인이 되고 글쓰기를 익히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 전에 이 ‘일어나 가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가장 기대하지 못했던 순간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여러분같이 이 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분들을 벌써 이 경험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동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마티아: ‘일어나 가자’를 말씀해 주셨는데 저도 종신형을 살고 있어서 더 공감했습니다.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말씀해 주신 대로 고전소설들을 읽으며 삶을 더하는 경험도 하고 있습니다.
브루니 교수: 진심으로 함께 한 시간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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