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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딕스(RIDIX)의 클렘과 마가렛 이야기


1. 전체 행사 개요


ㅇ 행사명 : 경제 속 자매애(형제애) - 평화로 가는 길(Franterinta in Economia : una via per la pace) : AIPEC 10주년

ㅇ 일시 : 2023. 1. 28(토)


2. 클렘과 마가렛 영상


사회자 : 지금 보여드릴 비디오는 리딕스를 이끈 클렘 휘치(Klemens Fritschi)의 사례입니다. 여기서 여러분은 완전히 다른 경영법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클렘 : 제가 만약 60년 전 런던에서 마가렛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살았을까요? 리딕스 50주년 때 제가 동화처럼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저는 스위스 독일어권에서 태어났고 여덟 식구 집안이었어요. 런던에 언어 연수를 하러 갔을 때였어요. 낮에는 기계 부품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 영어를 공부했는데 거기서 이태리 출신 여성 마가렛을 만났고 즉시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죠. 정말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마가렛이 공부를 마치고 이태리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저는 이태리어를 전혀 몰랐지만 함께 가겠다고 했어요. 그렇게 1961년에 결혼했고 토리노에서 살림을 차렸습니다. 1964년에 안드레아스, 1965년에 바오로가 태어났죠. 아주 화목하고 기쁨이 넘치는 가정이었어요.


그때 제가 다니던 회사의 사장이 은퇴하면서 회사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직원 몇명에게 금속기계 일을 이어갈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어요. 그 제안을 받아들여 지금의 리딕스(Ridix)를 1969년에 창업하게 됐죠. 그때 우리는 일곱 명이었는데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이어서 좌충우돌하다가 두 명만 남아서 회사를 이끌었어요.



1974년에 전혀 상상하지 못한 특별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첫째 아들 안드레아스가 본당 스카우트 캠프에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었어요. 그때 상황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엄청난 슬픔에 잠겼어요. 동생 바오로가 제게 묻더군요.


“아빠, 우리 이제 어떡하죠?”


저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 한가지 힘은 가족끼리 서로 더 사랑하고, 나아가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밖에 없단다”라고 대답했어요.


그 해에 한 모임에 갔다가 신부님께 우리 가족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물었죠. 그때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 눈물 속에서 하느님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거기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 젊은이들도 있었어요. 우고라는 청년이 친구들과 함께 리딕스에 일하러 가도 되냐고 묻는 게 아니겠어요? 바오로, 미켈레, 클라우디오도 그때 같이 있었어요.


청년들이 여러 명 와서 일하는 것은 좋지만 그때 우리 회사가 임금을 정상적으로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인생에서 동일한 우선 순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어요. 바로 ‘슬퍼하지 않고 기쁨을 찾는 것’이었죠. 그들은 함께 일하면서 회사에서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맡았어요. 영업이나 회계 등 저마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했지요.


그때 저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회사에서 어떻게 일할지, 어떻게 기업을 이끌어갈지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즉시 모두를 사랑하려고 했습니다. 우리 가운데서 먼저 사랑하고자 했습니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긴 사례를 하나 말씀 드릴게요. 우리 회사는 크리스마스에 고객들에게 와인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금액을 인도 돕기에 기부하면 어떻겠냐는 편지를 고객들에게 부쳤습니다. 우리 편지를 받은 고객들이 매우 기뻐하며 찬성해주셨어요. 이때 EoC 정신이 스며들기 시작하는 걸 느꼈죠. 이를 계기로 EoC 그룹이 생겼고 다른 기업의 EoC 그룹들과도 교제하는 모임이 리딕스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일하는 매순간을 걸작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 즈음 마가렛이 밀레의 <만종> 그림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만종>에서 기도하는 부부처럼 제가 글을 쓰거나 전화로 일할 때조차 기도하고 묵상하는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리딕스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와 같은 기쁨과 만족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아름다운 삶을 살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마가렛 : 고통도 있었죠. 마음 깊이 새겨져 있죠. 마음 깊은 곳에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모험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은 고통을 사랑으로 변화시켰어요. 고통, 기쁨… 너무 아름다워요. 어쩌면 이런 것들이 요즘 세상에는 부족한 것 같아요. 사랑, 우리 사이의 깊은 사랑. 이제 이런 사랑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으로 한 것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몇배로 늘어난다.”

- 끼아라 루빅 -


3. 비디오 리뷰


사회자 : 너무 아름다운 인터뷰예요. 체사레, 여기로 올라와 주시겠어요? 클렘이 말한 그 기쁨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체사레 :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클렘 휘치의 인성과 전문성에 먼저 감사를 표합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리딕스 기업이 실천하고 있는 모험에 대해 요약해드릴까 합니다. 우리의 감사하는 마음이 완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요.


제가 드릴 말씀에 제목을 붙인다면 “열매로 나무를 안다”일 것입니다. 그 열매무터 살펴보실까요? 리딕스는 1969년 토리노에서 창업한 주식회사로 100여명의 협력자가 있습니다. 직원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전국에 판매하고 있는 주요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회사입니다. 작년부터 사회적책임기업(benefit company)이 되었고, 사회와 지구환경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리딕스는 독특한 기업입니다. 가족이나 가문이 회사를 운영하는 전통적인 기업도 아니고 오너가 전문경영인과 이윤의 일부를 공유하는 참여 기업도 아닙니다. 모든 직원이 조합원이 되는 협동조합도 물론 아닙니다.


리딕스의 거버넌스는 조합원이 일정 기간 동안 기업가 역할을 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조합원이 돌아가면서 회사 자산을 일시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클렘이 결정한 완전히 새로운 경영방식입니다.


이 방법이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이 모험은 처음부터 클렘이 제안한 것인데, 세대를 이어가는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협력자 모두가 공동선을 최종 목표로 삼는 태도를 최대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업 경영 경험을 친구들과 나누려는 마음이 씨앗이 되어 오늘의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이 도전이 그와 가족들에게 짐이 되었을 때도 담대한 용기와 결단으로 지켜냈고 마침내 회사의 DNA가 되었습니다.


제가 여러 기업가들에게 자문할 때 진실을 농담처럼 제안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정말로 기업을 생각한다면 스스로 기업에 불필요한 존재가 돼보라고 합니다. 이런 역설적인 시도가 오히려 자신을 최대한 사랑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기업가와 기업 사이의 종속관계를 자유롭게 만들어줍니다.


자신이 기업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간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런 생각이 협력자들의 성장을 막고 그 결과 기업의 성장도 막는 것입니다. 클렘은 이 생각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큰 사랑을 이뤄 냈습니다. 클렘의 선택은 리딕스의 기업정신을 이해하게 만드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저 같은 외부인이 볼 때 이 기업의 정신은 바로 ‘신뢰’입니다. 삶에 대한 신뢰,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입니다.


클렘은 신뢰했고 사람들, 친구들에게 진정한 믿음을 주었습니다. 기업 운영활동의 책임만을 맡긴 게 아니라 점차적으로 기업 경영을 넘겼습니다. 클렘은 위험을 무릅쓰고 부유한 주주나 엄청난 경력의 유능한 매니저가 아니라 잠재적인 능력을 가진, 함께 일하는 친구들을 신뢰하고 기업의 경영을 맡겼습니다. 그들이 공동선을 위해 결정을 내리게 하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정할 수 있는 결정권까지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수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습니다. 실수를 통하지 않고서는 진실되고 완전한 배움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클렘은 그들을 억누르거나 통제하지 않고 크고 작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며 용기를 북돋고 지지했습니다. 그의 친구들은 완전한 책임감으로 너그럽게 응답했고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클렘은 자신의 선택이 어디에 도달하지 몰랐지만 자신의 영감을 믿고 따랐습니다. 결국 우리 모두도 그렇지 않을까요? 클렘이 우리의 모델이 되어준 것에 감사합니다. 그는 영감에 충실했고, 오늘도 그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클렘의 아내 마가렛의 지지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다해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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