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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물고기: 복음 속의 경제] '마귀들과 돼지 떼' 비유 (마르 5,1-20)



사회자: 오늘도 경제학자, 성경학자이며 칼럼니스트인 루이지노 브루니 교수를 모시고 마르코 복음의 '마귀들과 돼지 떼' 비유가 오늘날의 노동과 기업, 경제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다루겠습니다.


브루니 교수: 오늘은 죽이는 경제, 조직범죄와 기업 활동의 관계에 대해 다루면서 희망의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사회자: 먼저 오늘의 손님인 안토니오 칼라브로(Antonio Calabro') 아소롬바르다(Assolombarda 산업연맹) 재단 이사장님을 소개드립니다.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신문기자이자 수필가로서 오랫동안 마피아 현상을 다루셨고 아소롬바르다 재단에서도 이어지고 있어서 더 감사합니다.

교수님, 오늘의 성경말씀이 경제범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다.


브루니 교수: 이 이야기는 예수님이 처음으로 이스라엘 밖으로 나와 이방인들의 지역인 게라사를 지나는 여행에 대한 것입니다. 이천 마리의 돼지 떼의 죽음은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경제적인 손실로 돼지들의 주인들이 예수님께 떠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예수님은 종교적인 문제로 박해 받으셨지만 이때부터 경제적인 갈등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돼지 떼의 죽음이 마귀 들렸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사람보다 더 중요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교회 안에서 경제적인 갈등을 빚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바오로 사도는 신당 모형을 만들어 돈벌이를 하는 장인들과 갈등이 있었고 복음에는 땅 주인과의 갈등이 나옵니다. 이 예수님의 기적에서 마귀와 돼지 떼 주인들은 슬퍼합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떠나 주십사고 청하며 예수님을 거절합니다. 여기에 복음 말씀이 경제에 주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그 예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사고팔고 하는 자들을 모두 쫓아내십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을 높이 사셨고 어떤 부류의 부자들을 기꺼워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종교적인) 가르침 때문에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경제를 비판하셨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많은 박해를 받고 있는데 그분의 경제에 대한 가르침이 몇몇 금융경제자본가들을 비판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자본가들은 복음보다는 돈과 마귀와 함께 하기를 즐깁니다. 마귀와 함께 계속적인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귀에게 영혼을 팔 준비도 돼있죠. 부를 나누기 보다는 마귀와 함께 살고자 합니다. 하느님과 마귀가 함께 할 수 없듯이 부와 마귀는 잘 어울립니다. 마귀도 얻는 소득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예수님께는 단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이 돼지 떼보다 중요하고 단 한 사람이 전세계의 경제적 이익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부보다 여러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사회자: 경제 범죄에는 불법 마약거래, 성매매, 주류, 담배 밀수 외에도 사기, 위조, 고리대금, 불법 폐기물 처리, 도박 등이 있습니다. 이런 마피아적 경제가 우리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보십니까?



안토니오 칼라브로: 그런 현상이 우리가 가진 부, 웰빙, 일자리를 얼마나 줄게 하는지를 봐야 합니다. 경제 범죄는 시장을 왜곡하고 자원의 발전을 막습니다. 마피아적인 존재는 경제 환경 안에서 일자리를 없애고 경제 발전을 저해합니다. 1958년에 마피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을 때 제가 일하던 신문사의 기사 제목이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빵과 죽음'으로 마피아는 빵을 주고 죽음을 준다는 뜻으로 그 빵은 썩은 빵이며 죽음은 정해진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그 길로 가면 기업은 죽습니다. 통계에서 볼 수 있는 숫자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큰 피해입니다.


시민적인 책임감이 부족합니다. 조직범죄는 우리의 부를 좀먹고 건강한 경제 발전을 저해합니다.


사회자: 이런 결과는 우리나라의 역사나 정부의 역할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브루니 교수: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고 다양한 요인들이 있습니다. 유럽의 지중해 연안에 있는 나라이며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특징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이탈리아의 자본주의는 관계 자본주의라는 것입니다. 관계, 가족,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족주의나 암적 존재로 변질될 수 있고 마피아적으로 변화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협동조합, 가족기업, 비영리단체 등은 관계 자본주의의 빛나는 면입니다.


안토니오 칼라브로: 합법적인 경제 환경이 마피아적인 범죄들로 인해 침묵 속에서 빗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직접 총을 쏘거나 죽이지 않고 소리 없이 안에서부터 부패하며 몇몇 부문들을 파괴합니다. 폐기물 처리나 돈세탁 등을 통해 세금을 내고 투자하며 혁신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할 능력이 있는 올바른 기업에 피해를 입힙니다. 기업들은 이윤을 내고 재투자하고 혁신하며 지역과 기업의 복지를 창출하는데 조직범죄는 외국인의 투자를 막고 경제를 피폐화시킵니다.


브루니 교수: 조직범죄의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정부의 즉각적인 지출은 엄청나지만 통계상의 수치로 보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지만 모두의 신뢰를 저하시키며 심각한 만성질환처럼 매우 복잡합니다.


안토니오 칼라브로: 조직범죄는 암적인 존재입니다.


이런 병든 경제는 나머지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브루니 교수: 이런 조직범죄는 공공선을 저해하는 공공악입니다.



기업인: 저를 살린 것은 거울입니다. 우리 집 화장실에 있는, 제가 매일 아침 면도를 하면서 보는 거울입니다. 그 거울에서 겁쟁이나 노예를 보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피아에게 굴복한다거나 자녀들이 우리 아버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고했죠. 처음 협박을 받았을 때 저는 신고했습니다. 당연히 두려웠죠. 그렇지만 바꾸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후회를 하는 게 더 두려웠습니다. 나의 존엄과 자유를 잃고 사는 것이 더 두려웠습니다. 제가 마피아에게 항복한다면 저는 더 이상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가 일할 수 있는 건 그들이 그렇게 결정해야 가능하고 그들이 정한 가격을 따라야 하며 그들이 정한 재료를 구입해야 합니다. 그들이 고용하라고 하는 사람들을 고용해야 합니다. 더 이상 기업가가 아니라 꼭두각시일 뿐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20~30년 전처럼 신고하기 어려운 건 아닙니다. 지금은 일하는 검사들이 있고 정부와 시민단체의 도움도 있습니다. 반윤리적인 방법으로 버는 작은 이익에 만족하지 마세요. 쉬운 사업이 진정한 경쟁보다 더 편하죠. 하지만 진정한 경쟁과 기업이 없다면 이 나라는 노예의 나라가 될 것이며 여러분의 자녀들은 자기 잘못을 정당화하며 다른 사람들의 탓으로 돌리는 아버지를 지닌 노예가 될 것입니다. 항상 부정부패가 입찰 과정에서 이기고 신고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마피아나 정부의 탓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잘못도 있으며 더 큰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계속 대다수 쪽에 있고 잘못된 쪽에 있으면 여러분은 이 시스템의 희생자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시스템 자체입니다.


사회자: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항상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루니 교수: 예. 그렇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제게는 가족이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업가의 말씀은 ‘나에게 가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자녀에게 경제적인 것이 아닌 도덕적인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것이죠. 이런 분들이 없다면 우리는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20~40년 전과 다른 현실을 살고 있는 것은 그 당시에 이런 사고방식으로 목숨을 걸고 시작하신 분들이 계속해서 매일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자: 함께 한다는 것이 힘이 되며 개개인의 결심과 창의성도 좋은 사례가 되는 데 공통적인 요소인 것 같습니다.


브루니 교수: 그렇습니다. 정직한 기업가에게는 이윤 추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것을 원합니다. 모든 기업가들이 그렇겠지만 가치를 추구한다면 돈을 버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이 있고 존중받기를 원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고 부끄럽지 않기를 원합니다. 기업은 그저 돈을 찍어내는 기계이기보다는 더 가치 있는 것입니다.


기업가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아주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기업가를 좋지 않게 봅니다. 기업가들은 정직하지 않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기업가들에 대한 좋은 평판이 필요하며 이것이 기업가들에게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기업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비판만 하지 말고 좋은 방향으로 보아야 합니다. 위기가 닥쳐오면 이런 부정적인 것들이 폭발하게 됩니다.


안토니오 칼라브로: 우리 기업가들은 벌어들인 돈으로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교황님도 기업가들과의 만남에서 유다의 은돈 서른 닢과 착한 사마리아인의 두 데나리온에 대해 말씀하셨듯이 우리 기업가들도 착한 사마리아인으로서 사회의 발전을 이루어 갑니다.


사회자: 이것이 오늘의 결론이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마르코 복음에서 경제 범죄까지 이어주셨는데요.


브루니 교수: 함께 관계재*를 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에 감사드립니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죽이는 경제가 있고 살리는 경제도 있습니다. 죽이는 경제는 살리는 경제를 통해 치유될 수 있습니다. 죽이는 경제를 비판만 해서는 안 됩니다. 천주교회는 위기 상황이 닥칠 때 회의와 출판뿐 아니라 행동했습니다. 잘못된 은행들을 대신하기 위해 Monti di pieta’(몬티 디 피에타)라는 대안 은행을 만들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좀 더 행동해야 합니다. 저는 경제학자로서 최근에 나폴리에 생긴 대학교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올바른 답입니다. 부패한 곳에 새롭고 좋은 단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 인간관계, 즉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할 때 생기는 재화. 가족애, 우정, 사랑, 동료애 등의 형태가 없는 무형의 재화


출처: Pani e Pesci - L'Economia del Vangelo "L'indemoniato e i porci" (빵과 물고기 - 복음 속의 경제 "마귀들과 돼지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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