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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EoC의 현재, 지나온 길과 전망: 사례 4

크레딕 가스(CREDIC GAS)


스테파니아: 크레딕 가스(Credic Gas)의 창립자인 잔니 디 노이아(Gianni di Noia)를 소개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크레딕은 ‘크리스찬 EoC’의 약자이고 가스는 공동구매 그룹의 약자입니다. 11년 전 로마(Roma) 토르 데 첸치(Tor de Cenci)의 거룩한 구원자 예수 성당(parrocchia di Gesu’ divin Salvatore)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크레딕이 무엇인지 그리고 공동구매 그룹이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와 특히 이 그룹이 왜 EoC와 깊은 관련이 있는지 잔니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잔니 디 노이아: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가톨릭 운동 단체로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공부하거나 의견을 나누는 친구들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교황님의 사회 회칙들을 함께 읽으면서 의견을 나눴습니다. 2008년에 경제 위기가 있은 직후여서 금융이 지배하는 경제는 발전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때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회칙인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에서 실물 경제를 중시하며 사회적 공동구매 협동조합을 제안한 것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공동구매 그룹들을 찾아보았는데 다양한 그룹들이 있었고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실물경제를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리 안의 사랑> 66항에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우리가 이 그룹을 시작하려고 할 때 우리 본당에 새로 부임한 신부님이 브라질 분이었는데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이 브라질에서 시작한 EoC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어요. 그때까지 우리 중에 아무도 포콜라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고 지금도 아무도 포콜라레 회원이 되지는 않았지만 신부님께서 포콜라레에 대해서 알려 주셨고 우리는 로피아노(Loppiano)에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EoC 방식으로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EoC 기업은 이윤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세번째 부분은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쓴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우리도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생산자에게서 직접 구매하므로 절약되는 금액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눌 생산품을 샀습니다. 공동구매 그룹은 기금을 모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구매한 신선한 생산품을 본당의 카리타스에 보내서 본당에서 돕고 있는 가족들에게 보냅니다.



우리는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고 토요일 오전에 본당의 대강당에서 물품이 전달됩니다. 몇 명이 돌아가면서 도착한 물품을 정리해서 각 가정의 박스에 나눠 놓으면 각 가정에서 이름이 붙은 박스를 가져갑니다. 단순하지만 칠십여 가정이 매주 또는 가끔씩 함께 구매하고 있어서 할 일은 꽤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높은 질과 아주 좋은 맛의 생산품을 먹을 수 있었고 바이오 농산물의 생산 방식과 식품 위생 등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자가 어떻게 생산하느냐에 따라 몸에 유해하거나 건강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맛과 건강, 경제와 빈곤 구제 등 여러가지 이득이 있습니다. 작년에 우리 본당에서 신부님과 계산해 보았더니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준 비용의 60%가 우리 공동구매 그룹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스테파니아: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신선한 생산품을 받는다는 게 좋습니다.


잔니: 우리도 형편이 아주 넉넉한 건 아니어서 주의를 기울여 물품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스테파니아: 이 그룹을 유지하기 위해서 배분을 잘 해야겠군요.


잔니: 맞습니다. 보통 1kg의 모짜렐라 치즈를 사면, 예를 들어 10유로 정도가 든다면 50센트(5%)는 어려운 가정을 돕는 데 쓰입니다. 20~40 가정의 50센트씩이 모여서 구매한 생산품을 어려운 가정을 위해 나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는 금융설계사이지만 금융에 기반한 경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EoC를 하나의 모델로 제안할 수 있다고 봅니다. EoC 안에서도 <진리 안의 사랑> 66항의 ‘소비자 구매의 사회적 책임’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전에 EoC 농업 기업의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여러 포콜라레와 본당들에서 이런 방식으로 시장을 만들면 EoC 농업 기업뿐 아니라 많은 EoC 기업들을 소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지속가능해진다고 봅니다. 초기에는 이런 공동 시장이 더 비쌀 수도 있지만 농업 기업들도 이런 실물경제 시장이 형성되면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윤도 내면서 비즈니스의 최적화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소피아 대학원과 로피아노도 이런 방식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스테파니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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