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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지닌 생각은, 지구가 지닌 세계적 자산이다


그레타 툰버그Greta Thunberg에게,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줄 것을 청하는 그레타와 같은 모든 청소년들에게 #ClimateStrike #FridaysforFuture

글쓴이 – 루이지노 브루니 Luigino Bruni

제로 헝거(Zero Hunger, 기아 없는 세상)의 세대』*란 제목의 책 서문에서 발췌.

* 이 책의 이태리어 제목은 『Generazione Fame zero』. (* 표시는 옮긴이와 편집자의 용어 설명 표시입니다.)

이 책은 『포콜라레Focolare운동』의 청소년들이 만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새인류운동New Humanity』이 공동 출판했다. *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약자.


청소년들은 그들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른들만큼, 그리고 그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하며, 매일 그들의 행동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향상시킵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는 지구가 지닌, 세계적 자산이며, 첫 번째의 세계적 공유재共有財*이고, 그 자체 안에 다름 아닌, 인류의 삶의 지속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 큰 가치를 지니는 공유재共有財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행동할 줄 알 뿐만 아니라, 생각할 줄도 압니다. 그들은 어른들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드시 어른이 되어야 비로소 진정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유재共有財란 공동체의 누구나 함께 이용할 수 있어야 할 자연자원 또는 인공적 자원이면서도, 남용이나 과도한 경쟁에 의해 고갈될 위험이 있는 자원과 재화를 말한다. 예를 들면 지하자원이나 호수에 있는 물고기, 관개灌漑 수로 시스템 등이 ‘공유재’라고 할 수 있다. 이태리어로는 (여기에서는 단수로 적혀 있지만,) 보통 복수로 beni comuni라고 한다. 영어로는 common-pool resource (CPR) 또는 common property resource라고 하거나, 단순히 Commons라고도 하는데, 이는 미국의 생물학자 가레트 하딘Garrett Hardin이 1968년 〈공유지의 비극 Tragedy of the Commons〉이라는 논문을 통해 도입한 개념에서 유래한다.


우리 문명 사회는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매우 사랑하지만, 세상에 대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생각을 알지 못하며, 이러한 생각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할 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의 관점은 소중하고 필수적입니다. 그들은 경제에 대해, 정치에 대해 그들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으며, 환경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언어로 생각하고 말하는데, 이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생각과 말인 것입니다. 그들은 부모와 같은 세상에서 살고 그 세상을 봅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살아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세상에 대해 다르게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에는 청소년들의 생각이 반영될 자리가 너무 없습니다. 이것은 지나간 다른 시대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항상 자신들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생각한 세상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별로 흥미롭지 않았고, 더욱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삶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위대한 자산은 대부분 무시되거나 망각되었고, 아니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로 남아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이처럼 다른 생각도 진지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더라면,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경제와 정치를 이룰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더 공정하고, 더 지속 가능하고,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청소년의 생각은 공적公的인 토론에서 그동안 큰 빈자리로 빠져 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이 굶주림을 바라보는 방식과 굶주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은 어른들의 방식과는 다릅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이 ‘인간관계라는 재화’, 곧 관계재(關係財,relational goods)를 볼 줄 압니다. 그들은 불평등에 더 민감하고, 돈을 별로 따지지 않으며, 관대합니다. 그들의 생각은 구체적입니다. 즉, 세상에는 추상적인 굶주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배가 고픈 어린이들, 청소년들 등 구체적인 사람들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굶주림과 빈곤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실제로 가난하고 배고픈 누군가 구체적인 사람을 보고 만날 때에만, 비로소 굶주림과 빈곤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 TV와 인터넷은 많은 것들에 유용하지만, 기아와 빈곤을 아는 데에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습니다. 굶주림과 빈곤은 경험재*(經驗財, experience goods)로서, 굶주림과 빈곤을 삶으로 살고 손으로 만질 때에만 비로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그들의 생각 역시 구체적이고 살아 있으며 손으로 만질 수 있습니다. 곧, 요리사가 잊어버린 빵 하나, 어른이 땅에 던져 버린 쓰레기, 그래서 그들이 주운 쓰레기와 같이 구체적이고 살아 있으며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입니다.

*경험재(經驗財, experience goods)란 경험을 해야 비로소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재화.


청소년들은 모든 쟁점들에 관한 공적公的인 토론에 참여해야 하고, 정치인들, 경제학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한 상호 작용을 해야 하며, 청소년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생각을 표현해야 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주요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이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은 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곧, 청소년들의 생각은 마치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이 갖고 있어야 마땅하다고 할 수 있는 빵과도 같은데, 정치인들과 경제학자들은 이 빵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몇몇 정치인들이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발언권’을 주면서 변화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청소년들의 생각은 모두를 위한 것이고, 사회 전체를 위한 하나의 선물입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그것을 잊어왔지만, 아마 이제 그것을 기억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의 이와 같은 다른 생각을 다시 널리 전파하는 것은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필수적인 것입니다. 공동선共同善은 청소년들의 생각도 받아들여지고 경청될 때, 더욱 가까이 다가오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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