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복합 프로젝트(Complex Projekt)’
“섭리를 믿고 맡겨 드립니다.”
기쁨과 고통의 섭리로 이어온 폴란드 EoC 기업
‘복합 프로젝트(Complex Projekt)’
안제이 밀코프스키(Andrzej Miłkowscy) 조피아 밀코프스키(Zofia Miłkowscy) 부부
안제이 (남편):
저는 토목기사이고 25년간 <복합 프로젝트 Complex Projekt>라고 하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면서 도로와 다리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10년 이상 고속도로 관련 기술 프로젝트 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현재 (* 이 경험담이 발표되던 시점인 2011년 5월 현재 - 편집자 주) 60명의 직원들이 고용돼 있습니다.
저희 아내, 조피아(Zofia)는 처음부터 회사 일을 함께 하면서 경영과 재정을 맡아왔습니다. 조피아와 저는 포콜라레운동의 영성이 제시하는 가치관에 기초를 두고 살아온 지난 약 40년을 되돌아보면서, 특히 모두를 위한 경제, EoC가 제안하는 규칙에 따라 살아온 지난 17년을 돌이켜보면서 감격하게 됩니다. 지난 17년은 제 직업과 개인사, 그리고 저희 가족에 관련된, 녹록하지 않은 드라마를 배경으로 삶으로 살아낸 풍요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저희는 우리 작은 역사의 가장 중요한 몇몇 순간들에 대해 간략하게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1992년~1994년>
저의 첫 번째 동업자가 교량 건설 분야에서 보다 나은 전망을 지닌 새 회사를 설립하면서, 60%에 달하는 인력과 자본을 가져가 버립니다. 남은 직원들은 근심에 휩싸였고 불안해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저희 회사 상황을, 하늘에 계신 진짜 사장님께 맡겨 드리고자 하는 결심이 차츰 확고해지게 되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는 당시 몇 해 전, 막 태어났던 모두를 위한 경제, EoC에 대한 생각들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는 근본이 되는 의미였으니 저는 소유로부터, 또 그때껏 축적해온 자본으로부터 저 스스로를 해방시키기로 결심했습니다. 회사에 남아 있는 기계류들, 컴퓨터 10여 대, 당시 줄어들어가던 재원(財源)을 불안스레 지켜보고 있던 마음으로부터, 저 자신을 해방시키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심은 한 번 하고 나서도, 매일 쇄신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누구이든, 회사 안에서든 밖에서든,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복음적인 원칙들에 따라 움직인다는 결심이었습니다. 제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이 점을 저의 행동규칙으로 삼았습니다. 그로부터 2년 연속 일거리가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위기가 닥쳤습니다.
일거리가 또 없어지면서, 살아남기 위해서 점차 모든 직원의 급여를 삭감해야 했습니다. 직원들은 이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면서, 함께 견뎌내려는 커다란 연대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희는 매일 하느님의 섭리에 의탁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저희는 폴란드 크라코비아(Cracovia)에서 고속도로의 고리형 도로 비상 프로젝트를 맡는 사업 기회를 가졌습니다. 저는 직업 관계에서 협력을 통해 관계의 기초를 건설해야 한다는 점을 확신하면서, 가장 큰 경쟁업체에게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부분을 제공했습니다. 그러자 그 업체는 다른 3개의 큰 경쟁업체들과도 협력하고자 할 경우 필요한 절차에 대해 제시했는데, 저는 이들 업체들이 각각 별개 업체로서 대규모 공공 입찰에 참여할 것을 또 제안했습니다. 이는 EoC의 복음적인 원칙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감이었습니다.
그 이후 오늘까지 수년간 줄곧, 이들 업체들과 호혜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비록 이 업체들에게 제가 어떤 가치관에 따라 움직이는지 이야기한 적은 전혀 없지만, 이들은 저를 파트너로 신뢰하면서 투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 행동 방식은 수년간 저희 회사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저희 회사는 A1 고속도로와 A2 고속도로 수십 킬로미터 구간을 건설하는 복합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었고, 이제는 이 구간 작업의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2008년~2009년>
저희는 환율에 관련된 매우 힘든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진행했던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가 유럽 기금으로 실현되었기 때문에, 폴란드에 유러화가 도입 되면서 그 대금도 이 새로운 화폐로 지불받게 됐습니다. 여러 해 동안 저희와 거래를 해왔던 은행은 폴란드 기존 화폐 단위인 즐로티(Zloty) 대비 유러화 환율이 저희에게 불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서, 저희에게 새 계약 하나를 제안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계약에 서명하고 난 직후, 갑자기 ‘즐로티’화(貨)가 급격히 절하되었고 이 계약은 우리를 환차손(換差損)으로부터 보호해주기는커녕 매월 막대한 양의 손실을 초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희는 마치 저희 목에 올가미가 씌워져서 옥죄는 것 같은 느낌 속에서 재정적인 손실로 인한 부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조피아 (부인):
설상가상 바로 이 시기에 저희 가정, 회사 운영 방향, 그리고 가장 가까운 친척에 관련된 일들이 모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희 남편 안제이는 MRI 검진에서 뇌출혈 증상이 있는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재검사를 했을 때, 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 말끔히 사라졌음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저는 이것이, 당시 저희와 함께 이 현실을 살고 있었던 포콜라레운동 공동체의 모든 식구들의 기도 덕분에 받게 된 은총이었다고 확신합니다.
한편 몇 달 동안 그 은행과 대화를 시도한 끝에, 은행 측으로부터 갑자기 한 합의안을 제안 받게 됐는데, 이 안에 따르면 그동안 축적된 부채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액수를 일단 탕감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로써 실제로 저희 회사가 처했던 심각한 재정 위기에서 마침내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20년 넘게 저희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렇게 힘들었던 경험은 처음이었지만,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하늘에서 오는 특별한 도움을 체험했던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여서 말씀 드리면, 저희 가정은 그때까지 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시복을 위한 기도를 바쳐왔는데, 저희 회사 빚을 탕감 받도록 확정된 날짜가 바로 요한 바오로 2세가 천국으로 떠나신 기일인 4월 2일이었습니다. 합의 서명이 이루어진 날짜는 성 금요일인 4월 10일이었는데, 저희에게는 이날 십자가 위에 못 박히시고 버림받으신 예수님, 정배이신 그분의 선물로, 또 요한 바오로 2세의 전구를 통해 받게 된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포콜라레운동의 회장 엠마우스 (마리아 보체)는 우리의 이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매우 감동적인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마리아께서 예수님의 성탄의 기쁨에서부터 그분 수난의 예고와 골고타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길을 살아가셨듯이,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사업들 역시 이와 유사한 길을 거치게 됩니다.”
(2011년 3월 12일 작성, 5월 26일 브라질 EoC 20주년 총회 기간 중 발표)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