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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EoC Global Gathering - 존 먼델

John Mundell(존 먼델) - Mundell & Associates,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찬미받으소서 행동플랫폼 책임자



저는 미국 중서부에 있는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시의 EoC(모두를 위한 경제, 친교경제) 기업가로 존 먼델이라고 합니다. 우리 회사는 지구와 환경 관련 컨설팅 회사로, 개인과 기업, 지자체 등에서 오염도를 조사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돕고 있습니다. 지난 29년간 16~25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대부분 환경공학자와 지구과학자들로 지구의 수자원과 환경오염 등 매우 어려운 문제들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 줄리와 저는 70년대 후반 대학교에 다니면서 약혼했던 시절부터 포콜라레 운동에서 활동하면서 개인적으로나 가정에서도 포콜라레 영성의 삶의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1991년에 끼아라 루빅께서 브라질에 가셔서 EoC를 시작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제인 EoC의 탄생은 새롭고도 놀라운 ‘폭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누가 시작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우리가 그것을 시작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도 그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결심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항상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었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이제 진정으로 인간을 중심에 두는 기업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좀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1~2년간의 준비 후 스타트업 기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미국에서 우리 컨설팅 회사가 설립되는데 많은 기여를 했고 그 업계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제 아내와 1인(2인) 기업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특이하며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정말 대단한 모험이었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보자고 하면서 뭔가 잘못되거나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때 다시 하느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이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이었는지 아니었는지를 다시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9년간 이 기업을 이어 오면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EoC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첫 사무실을 몇 년 전에 돌아가신 John Welch(존 웰치)라는 다른 EoC 기업가와 같은 건물에 마련해서 일주일에 두세번은 같이 점심을 먹으며 회사에서 어떻게 친교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지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잘 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기업 활동 경험을 서로 나누며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변호사와 은행 직원을 같은 사람으로 정해서 업무상의 어려움이나 해결책에 대해 함께 논의하며 회사가 발전하도록 서로 도왔습니다. 우리는 같은 건물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도 조금씩 관계를 쌓으면서 건물 모임이나 파티도 열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환경 관련 일을 하고 존은 바이올린과 여러 악기들을 만들었는데 다른 두 회사이면서 하나의 회사 같았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미 전역의 기업가들과 만나서 EoC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며 함께 EoC에 대해 발견해 나갔습니다. 끼아라 루빅께서 처음 EoC를 시작했을 때 정확한 로드맵이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이어갈지 함께 모여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며 방향을 잡아 나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건실한 회사 운영과 새로운 EoC의 삶의 방식을 병행하며 거래 관계뿐 아니라 인간 본연의 삶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zoom(줌)이 없었지만 국내 기업가들의 이메일 그룹과 단체 통화 그룹도 만들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처음에는 로마에서 1~2년마다 한 번씩 모였고 그 후에는 다른 곳에서도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나 브라질 같은 다른 대륙의 다양한 문화와 어려움들을 알게 되었고 전 세계의 기업가들을 만나 매우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면서 강한 유대감과 우정을 맺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의 기업가들이 가장 친한 친구들이 되었습니다. 이 관계가 EoC의 기본이 되는 열쇠였습니다. 이건 혼자서 할 수 없는 거죠. 친교와 나눔이라는 것이 적어도 두 명은 있어야 하고 서너 명이 되어야 하죠. 이 관계를 통해 EoC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함께 이해해 나가면서 우리 모두가 성장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많은 돈을 번 것보다 더 큰 진짜 보물 같은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스타트업을 시작한지 5개월 정도 되었을 때 사무실을 마련했고 그 첫 주간에 지인이 와서 직장에서 해고되었다며 우리 회사에 할 일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사실 우리 회사는 그때까지 이윤을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농담하냐고, 내가 할 일도 찾느라 걱정하고 있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그는 훌륭한 전문직 종사자임에도 일자리를 잃었고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족의 가장이었으므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을 보고 그를 위해 제가 뭔가 찾아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간 회사 컴퓨터에 있는 파일들을 정리하고 회사의 비용 계산 작업 등을 주고 저에게도 부족했지만 그에게 임금을 지불했습니다. 한 달여가 지난 후 그는 제가 주었던 작은 격려가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른다며 덕분에 다른 일자리를 구하게 됐다고 연락해 왔습니다. 이것이 첫번째 경험이었습니다.

사무실의 전기, 청소, 조경 등의 업무를 위해 알코올과 약물 중독자들을 고용하면서 뜻깊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임금을 지불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사람들과 친밀해지고 그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함께 하게 되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은 축복과 많은 것을 받는지도 보았습니다. 제 자신도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얻었는지 헤아리기 어렵지만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저를 실망시키기도 했고 아주 복잡다단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매번 그들을 새롭게 바라보며 처음 만나는 것처럼 다시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다른 단체들과 연계하여 여러 다양한 상황에 처한 노숙자들을 도왔습니다. 여름에 우리 회사에 일하러 온 인턴 직원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리아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여성들에게 일자리와 필요하면 머물 곳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목재 가구를 재활용하는 일이었습니다. 브라질과 아프리카의 기업인들의 EoC 프로젝트들도 지원하면서 함께 일하기도 했습니다.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일은 우리 회사 앞에 주차하는 노숙인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먹을 것을 대접하기도 했지만 노숙자들의 물건들이 사무실 앞에 널려 있었고 길거리에서 노상 방뇨를 하기도 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그들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름과 어디에서 왔는지 등을 묻고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면서 관계를 맺었습니다. 매번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었지만 인격적으로 대하면서 잘 곳을 마련해주고 같이 패스트푸드를 먹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거룩한 시기들이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했던 시간들과 그들이 저의 삶에 남긴 가치들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2001년에 전 세계 EoC 기업인들의 만남이 있었고 브라질에서 EoC를 처음 시작한 기업인들을 만나서 정말 아름다운 관계를 맺었고 언젠가는 함께 일하자고 했었지만 언젠가 정말 그렇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2년 후 제 고객이 브라질에 있는 큰 사무소에 관련된 환경 문제를 의뢰했고 브라질의 EoC 기업인들이 즉시 도와주겠다고 해서 우리는 브라질로 갔습니다. 구직 중이었던 브라질 청년을 소개받았는데 통역과 안내 등을 맡아 매우 훌륭하게 모든 일을 처리해 주어서 우리 고객은 직원 수도 몇 안 되는 미국회사가 브라질에 와서 어떻게 다국적기업처럼 일처리를 할 수 있냐고 하면서 놀랐습니다. 이 청년은 우리 고객이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일을 정말 잘해주었습니다. 그것이 우리 회사의 첫번째 인턴 채용 경험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브라질 사람들과 일하기 시작해서 다음 해에 브라질의 청년 엔지니어가 인턴 직원으로 우리회사에 와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EoC 경험을 하고 환경관련 일에 대해 배우는 것입니다. 그 청년은 브라질로 돌아가서 다국적 기업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때부터 매년 1~4명이 3~6개월 간 인턴 직원으로 일하면서 EoC와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문화 교류 또한 활발했습니다. 2003년부터 29년간 전세계에서 80명이 넘는 인턴 직원이 우리회사를 거쳐 갔고 이 관계들이 우리의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그들 중 많은 청년들이 스타트업이나 여러 회사에서 EoC 정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청년들도 다른 나라의 인턴 직원으로 갔는데 제 아들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EoC 기업에 갔다가 돌아와서 해외에서의 경험을 인정받아서 구글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관계들이 우리를 어디까지 이끌어가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더욱 EoC 기업이 되도록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우리 회사에 온 청년들에게 좋은 모범이 되기 위해 항상 더 나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oC와 환경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제입니다. 지난 40년간 환경과 생태학, 지구 문제에 관련된 일을 해오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Laudato Si(찬미받으소서) 활동 플랫폼을 통해 더욱 지속가능한 교회가 되기 위해 전세계의 가톨릭 교회와 협력하여 일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여러 다양한 기관이 더 지속가능해지도록 지원하는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찬미받으소서’는 2015년에 반포되어 널리 알려진 프란치스코 교종의 회칙으로 핵심은 지구를 돌봐야 한다는 것과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통합생태학으로 지구를 살리는 것은 모두를 살리는 것이며, 누구나 번성하고 번영할 수 있는 지구에서 모두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EoC에서 추구하는 친교와 나눔의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지구의 환경을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지구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최근에 시작된 프란치스코의 경제와도 연결됩니다. 이것은 세계의 경제를 바꾸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종이 제안한 것으로 EoC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제활동도 지구의 환경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없으며, 건강한 지구에서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경제 활동이 가능합니다.


EoC가 무엇인가는 답하기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초창기에는 EoC가 무엇인지 답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이제는 EoC는 기업만이 아니라 학생, 교수, 기업가와 사회 정의를 추구하며 지구의 식물과 동물, 사람들 등 모든 생명이 번영할 수 있도록 돌보는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는 경제 운동(movement)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 평등하고 차별없이 관계를 맺으며 하나뿐인 지구에서 모두가 한 형제 자매로 서로 연결되어서 서로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oC는 좁은 의미에서의 기업의 운영 방식만이 아닌 훨씬 더 넓은 의미에서 우리와 가족의 소비 방식과 선택 등 삶을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이렇게 EoC에 대해 연구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과 저처럼 매일의 삶에서 실천에 옮기고자 노력하는 사람들 즉, 이론과 실천이 함께 한다는 것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점입니다. EoC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모두가 함께 합니다.


제가 사업을 시작했을 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때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제가 해왔던 일에 큰 열정이 있었고 확실한 경험도 있었기에 같은 분야에서 아내인 줄리와 함께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먼저 그 분야에 대해 최대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신발을 팔려고 한다면 그 분야에서 세상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세상에 내놓을 자신이 있을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익히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공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 업무 경험을 통해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에는 환경 관련 일을 좋아해서 먼저 그 분야의 기업에서 15년간 일했습니다. 이 경험이 제가 기업가가 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 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으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는 그런 경험이 없이 시작했는데도 성공했지만 드문 예입니다. 저는 공부와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사회 정의를 이루려는 열망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길은 쉬운 길이 아니고, 고되고 힘들며 슬플 때도 있지만 기쁘기도 합니다. 기업가로서의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속한 사람들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는 일종의 회복탄력성을 지녀야 합니다. 이 열정은 공부와 실제 경험에 기반을 두어야 하며, 마음 안에서 불타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지난 40년간 특히 EoC와 함께 한 지난 29년간 매일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 노력하면서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고 느낍니다. EoC는 자신을 위해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것이라는 종교적인 신앙을 지닌 사람들도 있고, 지구나 사회 정의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들도 함께 합니다.


한번은 한 고객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아주 짧은 기간 동안 밤낮으로 엄청나게 일해서 매우 좋은 결과가 나온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객은 수천 달러의 청구서를 보고 너무 비싸다고 했습니다. 가격에 대해 미리 안내했었지만 그 금액을 절대로 지불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EoC 기업인으로서 그 고객이 합당하다고 여기는 금액을 지불하라고 답했습니다. 며칠 후 우리가 정한 금액의 1/3 즉, 반도 되지 않는 금액을 보낸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절하려고 했지만 이렇게는 계속 일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그 고객의 변호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는 그제서야 우리가 일을 얼마나 잘 처리했는지 보았다며 우리가 청구한 금액이 합당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 후 우리에게 프로젝트를 맡겼고 향후 우리회사에 억만 달러의 수익을 가져다준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7년 전에는 한 사람이 우리회사에 4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야 했는데 여러가지 상황으로 지불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고소나 소송 대신 가능한 금액만 지불하라고 했고 걱정하지 말라고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했습니다. 제 회계사는 저에게 지금 받지 못한 금액은 다시는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지금까지 매달 조금씩 지불한 금액이 4만 달러가 되었습니다. 7년이 걸렸지만 그는 전액을 지불했고 이것은 저에게는 기적 같습니다. 이렇게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다른 회사들과 다른 점이며 29년이 지난 지금 좋은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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