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도서출판 서광사



서광사는 1974년 11월 김신혁이 창업하였고, 1977년 출판사로 등록하였다. 1999년 김신혁 대표가 발병하여 부인 이 숙이 공동대표가 되었으며 2020년 사망 후 이 숙 대표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

포콜라레의 창시자인 끼아라 루빅에 의해 EoC가 출범한 것은 1991년이지만 그 뿌리는 포콜라레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 포콜라레 초창기 회원으로서 포콜라레의 경제 관념을 익히 알고 있던 김신혁은 서광사를 창업하면서 회계의 투명함, 직원과의 관계, 거래처인 서점이나 번역자와 저자, 다른 출판사와의 관계에서 EoC의 정신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신혁에게서 돋보이는 점은 새로 기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방향제시와 도움을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서광사는 창업 초기부터 신학과 철학에 대한 책을 출간하기 시작한 철학서적 전문 출판사이다. 1975년 5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 서광사에서 처음 재판(reprint)한 책이다. 당시에는 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의 부수만큼 저자에게 인세를 미리 지불하고 인지를 받아 책에 첨부하였다. 김신혁은 1981년 메일로 저자와 번역자들에게 책의 판매부수를 정확하게 통계를 내어 인세를 후불로 하겠다고 알렸다. 몇몇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김신혁과 교수들 사이에는 이미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출판사가 후불제로 인세를 지불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인세를 후불로 하기 시작한 것은 서광사가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에서 주 5일제와 관련된 법안이 통과된 것은 2003년이다. 2004년 7월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행되던 주5일 근무제는 2005년 이후 본격화되었다. 그러나 서광사는 1986년 10월부터 이미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였다.

포콜라레 운동에 속한 이탈리아 출판사 Citta' Nuova에서 출간된 동화 시리즈를 번역해 출판할 때, 서광사는 전집을 만들지 않았다. 동화는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서점에 와서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씩 사야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아 스페인의 동화도 번역,출간하였는데 이 동화 시리즈는 IMF 시기에 출판사 운영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다른 책은 팔리지 않았어도 아이들을 위한 책들은 꾸준히 판매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각각의 출판사에서 차로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거래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김신혁은 외국에서 출판되는 책이 유통회사를 통해 서점에 보급되는 것을 보면서 유통을 일원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였다. 처음에는 협동조합을 통해서 일원화하여 서점에 책을 보급하였다. 이후 와병으로 출판단지 조성에 함께 하지는 못하였으나 병이 나기 전, 김신혁과 이기용이 중심이 되어 몇몇 큰 출판사와 함께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출판단지에 대한 구상을 하였다.

김신혁은 서광사의 초창기 직원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출판 관련 일을 시작하도록 권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김신혁이 창업자금 마련을 위해 제공한 도서를 판매한 후 각자의 몫을 나누어 한 사람은 집을 마련하고, 다른 한 명은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 직원은 김신혁에게 다양한 상황에서 조언을 구하였다. 한번은 친구가 집을 담보로 보증을 서달라고 한다고 상의하자 김신혁은 이를 말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증을 요구했던 친구가 부도가 났고 만일 보증을 섰더라면 큰 어려움에 처할 뻔 했다면서 매우 고마워하였다. 양장점을 운영하던 사람이 새로운 일을 찾을 때, 김신혁이 인쇄 브로커를 하도록 도왔다. 그는 매달 장부를 김신혁에게 가지고 와서 수입과 지출 상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처음에는 매달, 얼마 후는 6개월, 1년... 하는 식으로 간격을 늘여가며 김신혁은 몇 년에 걸쳐 운영에 대한 조언을 하였다.

이준녕은 컴퓨터 관련 회사를 창업하고 싶어 했다. 이를 알게 된 김신혁은 사무실을 구할 때 유의할 점과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하며 구체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이준녕이 사무실을 임대하자 직접 가서 구조를 둘러보고, 장부의 결산을 살펴보며 창업 초기의 경영에 대한 조언을 하였다. 이준녕에게도 매달, 얼마 후는 6개월, 1년... 하는 식으로 간격을 늘여가며 장부를 가지고 오도록 하여 경영 상태를 점검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출처: 성공회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이탈리아 시민경제 사상과 한국 친교경제 EoC 기업 사례 연구> 사회학과 강영선 2022년 2월

RECENT POS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