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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지노 브루니 교수와의 대화: 인간을 꽃피우는 노동(Bollate볼라테 교도소) 4



Salvatore(살바토레): 사람이 무슨 직업을 가졌는지 만으로 판단되는 것은 사람들을 하느님과 영성생활로부터 멀어지게 할까요? 일에서 기쁨을 찾으며 자극 받고 더 나아지려고 열심히 일하는 데서 하느님과 멀어지게 되는 위험은 없을까요?


브루니 교수: 고맙습니다, 살바토레. 일만 너무 많이 하면 당연히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집니다. 하느님은 사람 안의 빈 공간이 필요합니다. 빈 공간이 없으면 신앙과 영성을 위한 자리가 없습니다. 자기 자신으로 꽉 차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나 하느님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신앙의 삶을 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공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내부에 누군가 들어갈 수 있도록 비우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계속 일만 하는 사람은 당연히 하느님과의 관계가 없습니다. 미사에 가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삶이 자기 자신 만으로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거대한 나르시시즘이 있으며 그것은 신앙의 가장 큰 적입니다. 무신론보다 더 큰 적입니다.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자기 자신이 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하느님께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지만 일이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 자체는 적이 아닌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중요한 사건은 대부분 사람들이 일하는 중에 일어납니다. 모세는 불타는 떨기 속에 나타난 하느님을 만났을 때 양 떼를 치고 있었고 제자들은 호수에 그물을 던지던 중에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성전 안이나 미사 중이 아니라 일하는 중이었습니다. 즉 일터가 바로 현현의 장소입니다. 천사가 나타나고 부르심을 받는 곳입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천사를 만나거나 목소리를 듣는 기회가 더 적습니다. 일터는 영적인 장소입니다. 일은 우리가 행하는 것 중 가장 진지한 것이기도 합니다. 모짜르트는 작곡할 때 진정한 모짜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할 때 우리의 모든 것을 쏟아붓죠. 제대로 일할 때 우리의 가장 나은 부분이 발휘됩니다. 이 때 영적인 경험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진실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픽션이 아닌 살과 피의 상태로 하느님과 신앙에로 열립니다. 네덜란드의 한 작가는 ‘나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하느님이라고 부른다’라고 했습니다. 내 안에 사는 무언가이며 일과 반대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일이 모든 것을 차지하면 하느님을 위한 공간은 없습니다. 질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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